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의료적 처치를 받을 것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기를 꺼리거나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알아보고, 왜 이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유튜버 침착맨 채널에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이 게스트로 출연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가볍게 시청해보셔도 좋을것같아 첨부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무엇인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자신이 임종과정에 있을 때 받고 싶지 않은 연명의료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미리 문서로 작성해두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본인의 뜻에 따라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2016년 2월에 제정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약칭: 연명의료결정법)에 근거하여, 2018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법적 의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건강한 상태에서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것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닌, 법적으로 인정되는 문서라는 점입니다. 의향서에 포함된 의사결정은 나중에 환자가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법적 효력을 발휘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왜 중요한가?
자기결정권의 실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무엇보다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의료적 처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핵심 요소입니다.
가족의 부담 경감
사랑하는 가족이 중대한 의료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들은 종종 심리적인 고통과 불확실성을 경험합니다. “과연 이것이 환자가 원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은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해두면, 가족들의 이러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
연명의료는 종종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 없이 고통만 연장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 처치를 줄임으로써, 의료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포함되는 내용
연명의료 중단 결정 범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는 다음과 같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 심폐소생술: 심장이 멈췄을 때 시행하는 가슴압박, 인공호흡, 강심제 투여 등
- 인공호흡기 적용: 호흡을 기계적으로 유지하는 장치
- 혈액투석: 신장 기능을 대신하는 치료
- 항암제 투여: 암세포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 치료
- 체외생명유지술: 심장이나 폐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하는 장치
호스피스 이용 의향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 이용에 대한 의향도 표시할 수 있습니다. 호스피스는 생애 말기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양식 다운로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방법
작성 자격 및 절차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19세 이상 성인
- 작성 당시 의사결정능력이 있을 것
-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일 것
작성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등록기관 방문: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서 지정한 등록기관을 방문합니다.
- 상담 및 설명: 전문가로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 작성 및 등록: 의향서를 작성하고 등록기관에 등록합니다.
- 등록증 수령: 작성 완료 후 등록증을 받습니다.
주요 등록기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다음과 같은 기관에서 작성할 수 있습니다:
-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 지자체 보건소
- 의료기관 (일부)
- 비영리법인이 운영하는 등록기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의 차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건강한 성인이 미래에 자신이 임종과정에 있을 때를 대비하여 미리 작성하는 문서입니다. 작성 시점에는 특별한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선호도에 따라 작성합니다.
연명의료계획서
반면, 연명의료계획서는 이미 말기환자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담당 의사와 상담 후 작성하는 문서입니다. 현재의 질병 상태와 예상되는 경과에 대한 의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므로, 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담게 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변경 및 철회
변경 방법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습니다. 변경을 원할 경우, 다시 등록기관을 방문하여 새로운 의향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이전에 작성한 의향서는 자동으로 효력을 잃게 됩니다.
철회 방법
철회 역시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등록기관을 방문하여 철회 의사를 밝히거나, 온라인으로 철회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 또는 철회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시 고려할 점
충분한 정보 수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 전에 연명의료의 종류와 각각의 의미, 중단했을 때의 결과 등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진이나 전문 상담사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을 권장합니다.
가족과의 소통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사실과 그 내용을 가족들과 공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가족 간의 의견 충돌이나 오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기적인 검토
가치관이나 선호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예: 5년마다) 자신의 의향서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연명치료를 원하면 작성할 필요가 없다”
이는 오해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는 연명의료 중단 결정뿐만 아니라, 계속 받기를 원하는 치료에 대해서도 명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명치료를 원하는 경우에도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번 작성하면 바꿀 수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언제든지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한 제도의 중요한 특성입니다.
결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나와 가족을 위한 선택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단순히 죽음에 관한 문서가 아닙니다. 이는 자신의 삶의 가치를 끝까지 지키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이자 준비입니다. 건강할 때 미리 생각하고 결정해두는 것은, 자신과 가족 모두에게 큰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 과정을 어떻게 맞이할지에 대한 선택권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자신의 마지막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까운 등록기관을 방문하여 전문가와 상담하고, 나에게 맞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보세요. 그것이 여러분의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