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첫 단계는 바로 자신에게 맞는 직렬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공무원 직렬은 업무의 성격과 전문성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으며, 한번 선택한 직렬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공무원 직렬의 기본 구조
공무원은 업무에 따라 직군-직렬-직류의 3단계로 구분됩니다. 이는 대학의 단과대학-학과-세부전공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직군은 비슷한 성질의 직렬을 모아놓은 가장 큰 분류입니다. 국가직 공무원의 직군은 행정직군, 기술직군, 관리운영직군, 우정직군으로 나뉘며, 지방직은 우정직군을 제외한 3개 직군으로 구성됩니다.
직렬은 직무의 종류가 비슷하고 책임과 난이도가 서로 다른 직급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일반행정, 세무, 전산, 건축, 토목 등이 모두 직렬에 해당합니다.
직류는 직렬을 더욱 세분화한 것으로, 같은 직렬 내에서도 전문 분야에 따라 구분됩니다.
행정직군 –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핵심 직군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대표적인 직렬입니다. 총무, 인사, 기획, 복지, 회계, 홍보, 계약 등 주로 행정 업무를 담당합니다.
일반행정직의 가장 큰 장점은 응시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국가직 일반행정, 지방직 일반행정, 경찰청 일반행정, 우정사업본부 일반행정 등 시험과목이 동일하여 여러 번 응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높고 합격선도 높은 편입니다. 국가직 일반행정과 검찰직의 경우 합격 컷이 90점 내외로 형성되어 매우 높은 실력이 요구됩니다.
세무직
국세청 소속으로 국세 업무를 수행하는 직렬입니다. 국가직만 선발하며, 지방직 세무직과는 업무가 다릅니다. 지방직 세무직은 지방세 업무를 담당합니다.
세무직은 전문과목이 회계학과 세법으로 구성되어 있어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한 학생들에게 유리합니다. 장기 근속 시 세무사 1차 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업무 강도가 높고 민원 대응이 많아 스트레스가 큰 직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성이 높아 퇴직 후에도 세무 분야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직
복지 정책 수립과 집행을 담당하는 직렬입니다.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이 부여되며, 대부분의 합격자가 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민원 업무 비중이 높아 대민 접촉이 많으며, 취약계층과의 상담 및 지원 업무를 수행합니다. 보람 있는 일이지만 감정 노동의 강도가 높은 편입니다.
교육행정직
각급 학교와 교육청에서 근무하며 교육 관련 행정 업무를 담당합니다. 워라밸이 좋기로 유명한 직렬 중 하나이며, 학교 일정에 맞춰 근무하기 때문에 방학 기간에는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육아휴직 사용이 원활하고 스트레스가 적어 여성 지원자 비율이 70% 이상으로 높습니다. 다만 교사가 아닌 행정직이므로 수업을 하지는 않습니다.
관세직
인천항, 부산항 등 항구와 공항의 세관에서 근무하며 관세 관련 업무를 수행합니다. 특별사법경찰관리로서 수사가 가능하여 제복을 입고 근무합니다.
전공과목이 회계원론과 관세법으로 세무직과 유사하여 상경계열 학생들이 많이 지원합니다. 국가직만 선발하며 국토 외곽 지역으로 발령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무 강도가 높고 승진이 느린 편이지만, 장기 근속 시 관세사 시험에서 일부 과목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통계직
통계청을 비롯한 각 부처에서 통계 관련 업무를 수행합니다. 전공과목이 경제학개론과 통계학개론으로 구성되어 있어 수학에 자신 있는 사람에게 유리합니다.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으로 5%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대부분의 응시자가 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7급 공채에서 합격선이 76점으로 모든 직렬 중 가장 높게 형성되어 그 난이도를 입증했습니다.
선거행정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합니다. 헌법으로 보호받는 독립기관 소속이기 때문에 직급이 낮아도 타 기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선, 총선 등 주요 선거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워라밸이 좋은 직렬로 평가받습니다.
고용노동직
고용노동부, 각 지역 고용노동청, 고용복지센터 등에서 근무하며 고용 및 직업상담 관련 업무를 수행합니다. 전문과목 중 1과목이 지방직 일반행정과 일치하여 복수 응시가 가능합니다.
기술직군 – 전문성을 갖춘 직렬들
전산직
IT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시스템 구축 및 관리, 홈페이지 운영 등을 수행합니다. 행정직렬로 분류되지만 업무는 기술직에 가깝습니다.
최근 스마트시티, IoT 등 IT 관련 정책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워라밸이 좋은 직렬로 평가받지만, 행정직 티오를 차지한다는 이유로 일반행정직으로부터 업무 배분을 받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통신직
통신 인프라 관리 및 공사 발주 업무를 담당합니다. 전산직보다는 약간 업무가 많지만 여전히 워라밸이 좋은 편입니다.
공대 전자공학 전공자들이 공기업 취업 실패 후 많이 지원하는 직렬이며, 그로 인해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은 편입니다.
토목직과 건축직
기술직의 꽃이라 불리는 직렬입니다. 선발 인원이 매우 많아 토목과 건축을 합치면 130~150명 수준으로 다른 기술직렬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시설물 관리, 시공, 건축 인허가 감독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지적직렬과 함께 기술직 수험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렬입니다.
환경직과 방재안전직
공무원 중에서도 업무 강도가 매우 높기로 악명 높은 직렬입니다. 환경부나 지자체에서 환경 관리 업무를 담당하지만, 실제 업무는 환경 전공자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방재안전직 역시 재난 및 안전 관리 업무로 야근과 비상 소집이 잦아 워라밸이 매우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농업직, 임업직, 수산직
각각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해양수산부 등에서 근무하며 해당 분야의 정책 수립과 집행을 담당합니다. 선발 인원이 적고 전공자가 주로 응시하는 직렬입니다.
특정직 공무원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
일반직과 달리 특정직으로 분류되며, 별도의 채용 시험을 통해 선발됩니다. 응시 상한 연령이 있고 체력시험이 포함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교육공무원 (교사)
초중등교원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되며, 일반 공무원 시험과는 완전히 다른 체계로 운영됩니다.
외무공무원
외교부 소속 외교관으로, 외교관후보자시험(구 외무고시)을 통해 5급으로 선발되거나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을 통해 선발됩니다.
공무원 직렬 선택 시 고려사항
1. 선발 규모와 응시 기회
일반행정, 세무직처럼 선발 규모가 크고 국가직과 지방직 모두 응시할 수 있는 직렬을 선택하면 합격 기회가 많아집니다. 반면 관세직, 통계직처럼 국가직만 선발하는 직렬은 응시 기회가 제한적입니다.
2. 경쟁률과 합격선
일반행정직은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50:1 수준이며 합격선도 90점 내외로 매우 높습니다. 반면 기술직은 경쟁률이 20:1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다만 기술직은 합격선이 낮다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닙니다. 전공과목의 난이도가 높고 과락으로 불합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업무 특성과 근무 환경
민원 업무가 부담스럽다면 교육행정, 교정, 보호 등 민원 비중이 낮은 직렬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워라밸을 중시한다면 교육행정, 전산, 통신, 선거행정 등이 좋은 선택입니다.
반대로 사회복지, 세무, 환경, 방재안전 등은 업무 강도가 높고 민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 전공과 적성
기술직은 관련 전공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전공과목이 대학 전공 수준으로 출제되며, 전공자가 아니면 독학이 매우 어렵습니다.
행정직은 전공 제한이 없지만, 세무직과 통계직처럼 특정 전공 지식이 필요한 직렬도 있습니다.
5. 장기적인 경력 전망
세무직과 관세직은 장기 근속 시 세무사, 관세사 시험에서 일부 과목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성을 살려 퇴직 후에도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렬별 시험 과목
9급 공무원 시험은 공통과목 3과목(국어, 영어, 한국사)과 전공 2과목으로 구성됩니다.
- 일반행정: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 세무직: 회계학, 세법개론
- 사회복지직: 사회복지학개론, 행정법총론
- 통계직: 통계학개론, 경제학개론
- 관세직: 회계원론, 관세법개론
- 전산직: 컴퓨터일반, 정보보호론
- 토목직: 응용역학개론, 토목설계
- 건축직: 건축계획, 건축구조
7급 시험은 PSAT과 2차 필기시험으로 구성되며, 직렬별로 과목이 다릅니다.
마치며
공무원 직렬 선택은 단순히 시험 준비의 시작이 아니라 여러분의 향후 경력과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본인의 적성과 흥미, 전공, 선발 규모, 경쟁률, 근무 환경, 장기적인 경력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직렬을 선택하든 공직자로서의 공익 봉사 정신과 전문성 개발은 변함없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직렬을 선택하여 의미 있는 공직 생활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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